어버이날 - 21.05.08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사실 이제 어린이 날이라고 쉬는 것도

조금 쪽팔리기도 한 나이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도서실이 문을 닫는 날일 뿐이었다

 

하지만 점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어버이 날이었다

누나가 하남으로 가서 어버이 날 다음 날에 쉬는 것이 아니면

누나는 우리 집에 올 수 없었다

 

그래서 나의 머리는 3일 전부터 돌아갔다

그러다 정말 내가 아는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해서

"스테이크나 구워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누나도 괜찮다고 하는데

내 지갑 상황을 걱정했다

상관없었다 어차피 대부분의 돈을 누나가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주인 누나를 등에 없고

오늘 아침에 부모님이 출근하시고 마장동에 갔다

 

아 근데 마장동에서 수입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

평일에는 4시, 주말에는 1시에 문을 닫는 다고 하더라

내가 하려고 했던 스테이크 부위는 안심이었기 때문에

한우는 단가가 너무 쌨다

그리고 마블링도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미국산 프라임 등급을 많이 산다고 들었다

 

근데 마장동에 없다니...

그래서 근처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가자고 생각해서

그나마 가까운 석계역 근처에 있는 지점으로 갔다

(버스를 잘 못 타서 생각보다 많이 늦게 도착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엄청 많았다

진짜 와 사람이 겨우 움직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움직였다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서 겨우 정육 코너로 갔는데

하필 그 날 안심 부위만 다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이마트로 가서

호주산 안심을 샀는데

지방 분포도 그렇고 고기 두께도 그렇고

조금 마음에 안 들어서 두께라도 다시 잘라서 드릴수 있는지 여쭤봤더니

자기들은 그렇게만 나온다고 하셨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고기와 버터, 가니쉬, 타임, 등을 사고

집으로 출발했다

 

이럴 거면 그냥 집 근처에 있는 롯데마트로 갈 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째뜬 집에 가려고 했는데 누나가 말하길

"야 아빠 집에 들어오셨데"

으어어엉어어어어어어!!!!!!

일단 깜짝 파티는 없어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꼬이기 시작했지만

일단 계획을 실행했다

우리 안심이들...ㅎㅎㅎ

안심이 지방이 거의 없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있는 것이 좋았는데...

거기는 한우가 아니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두께도 저게 제일 두꺼워서

저거로 선택했다

미리 소스를 만들고, 야채를 준비해두고

마리네이드를 먼저 해두고 어머니가 오시기를 기다렸다

어머니가 오시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생각했어야 했다

내가 머리에서 생각했던 것은

3.5cm 두께를 가지고 있는 안심을 굽는 방법이었다는 것을...

 

그렇다 생각보다 많이 구웠다

웰던 찍기 직전이었다...

타임과 마늘과 이즈니 버터를 넣고 아로제를 하면서도 조금 더 익었다

 

고기를 다 익히고 준비한 가니쉬를 익힌다

준비한 가니쉬는 애호박, 가지, 방울토마토, 양송이, 파프리카

이렇게 5가지를 사용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짜란!!

이걸 이쁘게 담을 만한 접시가 마땅한 것이 없어서

큰 도마에 올려서 플레이팅 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이쁘게 나와서 사진을 계속 찍었다

 

오늘 최종 테이블

그래서 이 사진이 오늘의 최종 테이블이다

파스타는 집에 토마토소스가 있어서 생크림만 사서 만들어 봤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맛은 좋았다

하지만 거의 웰던이었던 안심은 조금 퍽퍽하긴 했다

그래도 안심이라 질기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소스랑 가니쉬랑 같이 먹으면 괜찮았다

 

누나가 없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누나는 다음에 해줘야겠다

아마 그때가 더 맛있을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까...ㅎㅎㅎ

째뜬 나름 저렇게 각 잡고 요리도 해봤다

사실 너무 이쁘게 만들어졌다

사진 찍는 맛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아직 맛으로는 조금 손 볼 곳이 있었다

파스타는 괜찮았지만 소고기는 조금 덜 익혔어야 했다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한다면 고기 두께를 계속 신경 쓰고 구워야겠다

 

째뜬 오늘은 참 보람찼다

물론 고생도 좀 했지만

나름 효도한다 생각한다